한국인이 유독 좋아하는 단어, 미네랄

다음은 김태우 부산대 명예교수의 글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자연계에는 110종쯤 되는 원소가 존재하는데 이중에서 30여 종류를 인체에 필요한 원소로 보고 있으며 유기물을 구성하는 탄소, 산소, 수소, 질소를 제외한 원소를 통틀어 미네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체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하루에 필요한 양이 얼마인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은 미네랄이라 하면 무조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갖가지 미네랄 제품이 건강보조식품으로 등장하고 미네랄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선호하는데, 과연 미네랄이 많은 식수나 음료가 반드시 몸에 좋은 것일까요? 요즈음 산성 체질을 개선하고 치료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온수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합니다. 심지어 고농축 이온수도 있을 정도인데 이것을 ‘전해환원수’나 ‘알칼리이온수’라는 이름을 붙여 몸에 좋은 것처럼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끌어 모은 원소가 모두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식수에 해로운 원소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 음용 불가 판정이 내려집니다. 그런데 식수에 함유된 유해 원소가 기준치 이하일지라도 전기의 힘으로 농축하게 되면 음용 불가 상태가 될터인데 몸에 좋을리가 있겠습니까? 뿐만아니라 유익하다는 미네랄 성분조차 소화 흡수가 불가능한 분자 구조이면 건강에 쓸모없는 것이 됩니다. 단언컨대 미네랄이라고 해서 반드시 몸에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미네랄 중에서 수은(Hg), 카드뮴(Cd), 6가 크롬 등의 중금속 물질들은 인체에 심각한 해를 주는 것들입니다. 이타이이타이병은 카드뮴 중독에서, 미나마타병은 수은 중독에서 온 것인데 중금속이 몸에 축적되면 큰 고통을 동반한 불치의 병을 앓거나 생명을 잃게 됩니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진은179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한 결과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건강보조식품은 일반인 집단에 아무런 건강상의 이점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서는 비타민, 미네랄 보조제 섭취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건강 욕구를 채워주는 손쉬운 방법의 하나이거나, 매스컴 등에서 겁박하는 공포 세일즈의 효과일 것입니다. 이들 쇼닥터의 거짓 정보가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의 발표보다 대중들에게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듯합니다. 당분간은 이런 과장 허위광고가 과학을 이기는 상황이 지속될 것 같아서 아주 씁쓸합니다.

순수하고 깨끗한 물 이상의 것은 없습니다.

Daniel Kim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