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칼리는 신비한 능력의 조건이 아닙니다

다음은 먹는 물 가지고 터무니 없는 왜곡된 정보를 만들어 선량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탄하며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현명한 판단을 하시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국의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님이 2006년 5월 19일자 중앙일보에 기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요즈음 알칼리가 유행인데 알칼리성 식품이 몸에 좋다는 근거없는 소문과 함께 ‘알칼리수’라는 엉터리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알칼리수가 만병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알칼리를 이용하면 아들과 딸을 마음대로 가려서 낳을 수 있다는 등, 마치 알칼리 그 자체가 신비한 능력이 있는 것처럼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본래 알칼리는 나트륨이나 칼륨이 들어 있는 식물을 태운 재를 뜻하는 희랍어인데 비누가 보급되기 전, 우리 조상님들이 세탁을 위한 잿물을 만들던 그 재가 바로 대표적인 알칼리인 셈입니다.

알칼리는 수산화이온의 농도가 수소이온의 농도보다 큰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서 pH 라는 단위를 쓰며 그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강산, 7이면 중성 14에 가까우면 강알칼리를 나타내게 됩니다. 알칼리 수나 알칼리 식품이 산성 체질을 알칼리 체질로 바꾼다고 광고하는데, 체질을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분류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혈액의 수소이온 농도는 인종,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똑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링거액도 사람마다 다른 것을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혈액의 pH는 누구나 7.4이고, 그 값이 0.2만 달라져도 생명이 위험해지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체질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식품을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구분하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구분법은 식품이 완전 연소될 때의 부산물을 근거로 하는 것인데 우리가 섭취한 식품은 몸속에서 모두 연소되는 것이 아니며, 이런 분류법을 따르다 보면 화학적으로 산성인 식초가 알칼리성 식품으로 분류되는 기막힌 일이 생깁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도 화학적으로는 중성에 가까워야 합니다.

정부에서 정한 마시는 물의 수질 기준에 수소이온 농도 지수는 5.8에서 8.5사이가 되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것은 너무 심한 산성이거나 염기성인 물은 맛이 나쁘고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칼리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은 어감이 낯선 과학 용어로 신비감을 불러 일으켜 부당한 이익을 챙기려는 얄팍한 상술일 뿐입니다. 이런 상술에 속아서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도 안타까운 일인데 자칫하면 무엇보다 소중한 건강를 해칠 수 있으니 현명한 판단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Daniel Kim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