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감증과 물

맛있는 물이란 자연 상태의 물이지만 맛은 물 속에 녹아있는 가스 또는 미네랄 성분에 의해 좌우됩니다. 그러나 맛있는 물이라고 해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 맛이 좋더라도 고농도의 철 또는 칼슘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면 몸안에 축적이 되어 병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맛있는 물이라고 하여 좋은 물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며, 음용수 수질 기준 이하의 수질 성분을 갖는 물을 안전한 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더라고 대상 항목 이외의 위험 물질이 들어 있을 때는 안전한 물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음용수에 관한 WHO(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따르면 28개의 수질 검사 항목이 있으며 그 기준치 이하 및 중금속,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야 합니다.
기본적인 항목으로는 암모니아성 질소, 질산성 질소, 염소, 일반 세균, 대장균 등이 있는데 이런 항목은 가축이나 사람의 변이 포함되었나 아닌가를 측정하는 항목으로 특히 대장균은 검출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수은, 시안, 유기인 등의 독성 중금속은 검출되어서 안되며 기타 미네랄 성분도 기준치 이하의 함량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급할 때에는 아무 물이나 마시고 싶은 심정 때문에 물 속에 무엇이 있는지 따질 여유가 없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길수록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지게 마련이기 때문에 어떤 물이 좋고 안전한 물인지에 대한 바른 지식과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최근에는 각종 기능성 물을 취급하는 기업들의 광고 선전에 현혹된 소비자들이 먹는 물의 안전성보다 그 효능에 치중하는 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건강에 효능이 있다는 저들의 주장을 꼼꼼히 따져보면 과학적 근거가 약한 과대 과장 광고임을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들의 주장을 믿고 싶어하는(?) 소비 성향은 까다로운 수질 기준을 무색하게 합니다. 먹는 물에 대한 기대가 맛이나 효능에 치중한다면 이는 안전에 대한 불감증에 걸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큰 것을 집어 먹는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효능이 있어 보이고 좋아 보여도 생명에 위협이 된다면 욕심을 낼 일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시대가 악해서 돈 되는 일이라면 앞뒤를 가리지 않는 무리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진리는 너무나 평범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간과하거나 무시되기가 쉽습니다.

물은 깨끗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옛부터 좋은 물을 가려 먹어야 한다고 한 것은 옛날에도 나쁜 물이 많았다는 뜻이지 평범한 물 이상의 좋은 물이 있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쪼록 가족들이 먹는 물이 안전한지는 꼭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Daniel Kim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