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물을 단물로

성서에는 물과 관련된 기록들이 많은데 십계라는 영화를 통해 소개가 되었던 Exodus, 곧 종살이를 하던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대탈출 과정에 있었던 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하던 중 광야에서 마실 물을 구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되며, 마라라는 곳에서 간신히 물을 구하지만 그 물에는 독성이 있어서(써서) 마실 수 없었습니다. 이때 모세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신 야훼 하나님의 지시로 어떤 나무 가지를 던져 쓴물을 단물로 바꾸어 먹게 했다는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요한의 계시록에는 쑥이라는 이름의 별이 강들과 여러 물샘에 떨어지니 물의 삼분의 일이 쓴물이 되어 많은 사람이 죽게 된다는 예언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린 눈과 비는 지표면을 통해 스며들거나 호수 하천을 지나 바다에 유입되고 바닷물은 햇빛의 가열에 의해 수증기가 되었다가 다시 비나 눈이 되는 물의 순환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 물은 자연 여과되고 순수하고 깨끗한 상태로 정화되는 것이 자연의 순리입니다.

그러나 산업혁명 후,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순환 과정의 Input Output의 밸런스가 깨어지고 미처 자연 정화되지 못한 오염된 물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사람을 죽이는 쓴물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세계 각국마다 산업화 초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염된 물로 인해 건강을 잃거나 생명까지 잃은 가슴 아픈 사례들이 많은지 모릅니다.

수질 오염으로 시냇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을 만큼 심각하며, 공해의 산물인 온갖 오염 물질들이 강을 죽이고 있습니다. 하천의 상류는 농장 폐수로 ,중류는 공장 폐수로, 하류는 도시 하수로 인해 강은 이미 그 자정 능력을 잃었습니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토양 오염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은 지표면의 여과 작용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지경이 되고 말았으니 하늘에서 쑥이라는 별이 떨어지기도 전에 인류 스스로가 물 삼분의 일을 쓴물로 만들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물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물질이지만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쓴물은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인도 되지 않은 소문이나 광고에 현혹되어 어떤 물이 어떻게 좋다하면 그 물의 근원이 단물인지 쓴물인지를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따이 이따이병이나 미나마타병을 유발시킨 그 강물은 맑고도 평화롭게 흘러 갔지만 그 물을 식수로 사용한 수많은 이들은 흐르는 세월 속 알지 못하는 사이 독소가 체내에 쌓여 갔으며 마침내 비운의 사람들이 되었던 것입니다. 광야 길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쓴물을 단물로 바꾸는 나무가지가 필요했듯이 수질 오염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는 안전한 정수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Daniel Kim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