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 식품이니 알칼리 식품을 구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식초는 산성으로 알고 있는데 알칼리성 식품이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본적이 있습니다. 헷갈릴 법도 합니다만 둘 다 맞습니다.

식초는 산도가 산성인 식품이지만 인체 내에서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작용한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먹기 전의 pH와 우리 체내에서 작용하는 산성, 알칼리성의 경향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초와 레몬은 식품 상태에서는 산성이지만 소화된 최종 산물은 알칼리성 입니다. 반대로 쇠고기는 식품 상태에서는 중성이지만 소화가 되면 산성으로 작용합니다. 이것은 식품을 태웠을 때 나트륨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성분이 남으면 알칼리성 식품으로, 염화물 인 황 등의 성분이 남으면 산성 식품으로 분류하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요즈음 많은 이들이 우리의 혈액이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알칼리수를 먹어야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이런 논리대로 하면 산성의 물이나 식품을 먹으면 혈액의 pH가 산성으로 변해야 하지만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음식에 의해 혈액의 산도가 바뀌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만약 혈액의 산도가 조금이라도 바뀐다면 목숨이 위험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또 혈액의 pH를 우리 몸의 pH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 몸은 부위별로 체액의 pH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혈액의 pH는 7.3~7.4로 약알칼리성이지만 침은 5.0~7.5로 변동 폭이 매우 큽니다. 눈물은 7.2~7.6 약알칼리성이지만 위액은 1.5~2.2로 강산성입니다.
우리 몸의 부위별 체액들의 산도가 다른 것은 그곳에 존재하는 효소들이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일 뿐입니다.

혈액의 약알칼리성을 유지하기 위해 알칼리수나 알칼리 식품을 먹어야 한다는 논리가 타당하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음식을 먹고 소화를 잘 시켜야하는 문제가 우선인데 위장에서 위산 특히 강한 산이 잘 분비되도록 하려면 우선 산성 식품부터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산성 식품에는 육류 및 생선, 계란 노른자, 버터, 치즈 등 동물성이 많다보니 산성 식품이 건강에 해롭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선, 대두를 제외한 콩류, 곡물류도 산성 식품입니다.

육류가 산성 식품이기 때문에 건강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 고기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산 때문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칼리성 식품에는 우유, 채소, 과일, 감자, 고구마, 대두,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 소금 등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소금은 섭취 전에도 나트륨이고 태워도 나트륨인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하지만 소금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 심장병같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도 알칼리 식품이기 때문에 많이 드셔도 괜찮겠습니까?

최근에는 산성 식품을 먹으면 질병에 걸리거나 빨리 늙는다든지, 알칼리성 식품으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등의 허위 과장을 일삼는 일들이 많습니다. 물론 노년이 될수록 혈액 내 pH가 약간씩 산성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신체 기능의 노화로 인한 것이며 알칼리성 식품을 많이 먹는다고 늦추어지거나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산성이니 알칼리를 구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우리의 몸이 그렇듯이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래야만 신체 부위별로 산성과 알칼리성 체액을 분비하는 음양의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Daniel Kim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