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아전인수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행동을 나타내는 한자성어 중에 ‘아전인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의 뜻 그대로 보면 ‘자기 논에 물 대기’인데요, 결국 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와 비슷한 ‘견강부회’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서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프랑스의 피레네 산맥 기슭에 위치한 루르드에는 140년 동안이나 마르지 않고 솟아 나는 기적의 샘물이 있는데, 해마다 500여 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1858년 루르드시에 의해 이 샘물에 대한 성분 분석이 이루어졌는데, 샘물을 마셔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산소, 질소, 탄산 석회, 마그네시아, 극소량의 탄산철, 알칼리성 탄산염 또는 규산염, 칼륨과 나트륨의 염화물, 극소량의 칼륨과 소다의 황산염, 극소량의 암모니아, 극소량의 아이오딘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히며 수질은 매우 깨끗하며 특별한 화학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지금까지 7천여 건의 기적 치유 사례가 보고되었으나 현재 카톨릭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기적은 총 67건입니다.

루르드 샘물의 치유 심사는 루르드 의무국에서 실시하는데 전 세계의 모든 의사들은 병이 나은 사람들을 조사하거나 의무국 내의 문서를 살펴볼 수 있다고 합니다. 루르드 의무국에서는 이전에 불치병 판정을 받은 이들의 치유 사례를 조사하고 완치 확인서도 발급하지만 결코 기적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물속의 게르마늄 효과를 선전하는 어떤 업체는 1976년 12월 26일 뉴스위크지에 독일의 마리라는 13세 소녀가 신장암 치료를 포기한 상태에서 프랑스 루르드의 샘물을 마시고 완쾌되었다는 기사를 인용하였고, 또 다른 업체는 1971년 8월 9일자 뉴스위크지에 실렸다는 신장암에 걸렸던 3살짜리 영국 여아의 완치 일화를 자신들의 게르마늄 황토 제품의 효용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기사의 내용이 정확한지도 의문이지만 학자들이 그 물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그 물속에 게르마늄 성분이 특히 많았다는 식으로 물속의 게르마늄 성분이 기적을 일으켰다는 아전인수식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해 환원수 또는 수소수를 취급하는 업체들도 이 기적의 샘물을 그들의 사업 선전에 활용하고 있는데, 이 업체들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 그 물의 환원력이 매우 크다든지 또는 수소 함량이 매우 높았으며 이러한 요인 때문에 기적적인 치유 효능이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제품은 활성 수소가 많고 환원력이 높은 물이기 때문에 치유 능력이 있는 듯 은근히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수소수 업체들은 대놓고 루르드의 물에는 수소가 많기 때문에 치유 능력이 있다는 식으로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아전인수 또는 견강부회식 마케팅 수단임을 아셔야 하겠습니다.

Daniel Kim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