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않는 물

오늘은 동화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 옛적에 자식도 없고 가난했지만 사이좋게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할아버지가 약초를 캐기 위해 깊은 산 속으로 갔다가 그물에 걸려 울고 있는 파랑새를 구해 주었습니다. 며칠 후, 할아버지 앞에 다시 나타난 파랑새를 따라 갔더니 옥처럼 맑고 푸른 물이 솟아나고 있는 샘물이 있었습니다. 마침 목이 말랐던 할아버지는 우선 목부터 축였습니다. 그러자 주름살이 없어지고 힘이 솟아나며 젊은 청년이 되었는데 할머니가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할머니 역시 그 샘물을 마시고 곱디 고운 젊은 색시로 변했습니다.

이 마을에는 아주 욕심 많은 영감님이 살고 있었는데 젊어지는 샘물 이야기를 듣고는 달려가 얼마나 물을 퍼 마셨던지 그만 갓난 아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본래 자식이 없었던 할아버지 부부는 이제 젊은 부부가 되어 아기가 된 욕심쟁이 영감을 안고 돌아와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래동화가 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아동 문학가이자 그림 작가 나탈리 배비트의 장편동화『Tuck Everasting』은 한국에서는 ‘트리갭의 샘물’로 알려져 있는데, 우연히 숲 속의 샘물을 마시고 영원한 삶을 얻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풍부한 상상력과 아름다운 문장을 인정받아 미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필독서로 선정되어 현대 고전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작품으로서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한 이 소설은 영원한 삶이 반드시 행복한 삶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 진나라의 시황제는 부귀영화를 영원히 연장하고자 동남동녀 수천 명에게 황금과 진귀한 보물을 들려 신선과 불로초를 찾아보도록 파견했었지만 시황제가 꿈을 이룰 가능성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현대인은 아무도 없습니다. 늙지 않거나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물을 먹어서 병을 치료할 수만 있어도 얼마나 좋겠습니까?

근래에는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특정 물을 먹으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소설같은 광고를 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소설이 있는 것이고 옛 선조들의 소망을 담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는 그저 옛날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직설적이든 역설적이든 많은 교훈이 담겨져 있지요. 신비한 능력을 가진 물은 없습니다.

Daniel Kim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