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물

기적의 샘은 세계 곳곳에 있는데, 우리 고국에도 많은 약수터가 있으며 널리 알려진 명소도 더러 있습니다. 저도 오래 전 위장에 좋다고 하여 약수터의 물을 말통에 담아와서 매일 마셔 본 적이 있었습니다.

독일 노르데나우의 샘물과 프랑스 루르드의 샘물은 전세계적인 기적의 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르데나우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작은 산골 마을에 위치하고 있지만 연간 50만명이나 찾는 명소로서 천식, 두통, 알러지, 암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 남서쪽의 피레네 산맥 기슭에 위치한 루르드에는 140년 동안이나 마르지 않고 샘솟는 기적의 물이 있는데 해마다 600여 만명이 찾는 명소 중의 명소로서 이 물을 마시고 완치되었다는 루르드 의료국의 증명서까지 발급된다고 합니다.

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지니 기적의 물에 대한 연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치료 효능과 관련된 의학적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장 피에르 밸리씨는 2000년, 66번째로 완치되었다는 루르드 의료국의 증명서를 받았는데, 한 해에 600 만명이 찾는 엄청난 환자 수에 비해서 66번째 완치자라면 떠들썩한 기적의 물치고는 완치율이 매우 낮아 보입니다. 요즈음은 알칼리 물을 마시고 병이 나았거나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임상 사례를 이용한 TV 광고 등의 마케팅 때문에 알칼리 물을 기적의 물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학계나 의학계에서는 알칼리수의 치료 효능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알칼리수의 본 고장 일본의 기능수학회에서조차 알칼리 이온수의 치료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국인 의사 뱃맨 갤리지는 이란에서 정치범으로 오인되어 복역하던 중, 약이나 치료 도구조차 없었던 그에게 복통으로 고통받는 죄수에게 기껏 물 한 컵을 주었는데, 한 30분 후에는 제 발로 걸어 나갔다고 합니다. 소문이 나자 많은 죄수 환자들이 그를 찾았고 2,500여명 이상이 물 치료 효과를 보았다고 하니 이쯤되면 사막의 땅 이란의 수도물이 루드르 기적의 물보다 더 효과있어 보입니다. 상당수의 현대인들은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만성 탈수증에 빠져있으며 자신의 몸이 수분 부족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성 탈수증은 청소년 비만을 초래할 수 있고 고혈압, 당뇨, 뇌졸증 같은 각종 성인병의 주범이며 각종 암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팀은 수분 공급을 통한 만성 탈수 개선 실험을 시도했는데 2 주간의 실험 후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한 그룹에서 놀라운 증상 개선 효과를 보게 되었답니다. 만성 탈수나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발생한 질병은 물만 충분히 먹어도 낫게되는 사례들을 보면, 기적의 샘물을 찾는 이들이나 비싼 알칼리 이온수기를 구입하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기대가 크다보니 부지런히 이 물을 음용하였을 것입니다.

결국, 기적의 물 또는 알칼리성 물을 먹어서였다기 보다는 평소보다 물을 충분히 드셨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보신 것이 아닐까요?

Daniel Kim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