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따라갈 친구는 따로 있습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한국인은 주변의 누군가가 어떤 새로운 것을 가지면 나도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향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 건강 문제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 ‘어디에 좋다’라는 말만 돌면 앞뒤 따지지 않고 구매하는 소비 성향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 탓으로 보입니다. 먹는 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때를 겨냥한 듯 각종 매스컴에서는 환경의 산성화와 이에 따른 부작용들을 많이 다루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효능 효과를 강조한 기능성 물 제품, 정수기 제품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알칼리하면 무조건 건강에 좋은 것처럼 인식되는 때를 기회 삼은 알칼리수 관련 광고 전략은 마치 알칼리수가 만병 통치약이나 되는 듯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어 알칼리수에 대한 바른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이 걱정스러운 실정입니다.

알칼리 이온수기는 물속에 전류를 흐르게 하여 알칼리수를 생성하는 기기인데 양전극에 모인 물을 산성수, 음전극에 모인 물을 알칼리수라고 합니다. 한국의 식약청은 ‘허가된 알칼수의 수소이온농도는 모두 9.0 -11.3까지이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 및 환경부 먹는 물 기준보다 높아서 음용 때 위장 내 자극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반인이 마실 경우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WHO에 따르면 pH 10 – 12.5의 물을 음용할 때에는 민감한 사람의 경우 위장 내 자극이 발생할 수 있고 pH 11 이상의 경우에는 피부 접촉 때 안구 자극, 피부 악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알칼리수가 몸에 좋다는 것은 근거 없는 믿음”이라며 “알칼리수를 음용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을 비교 연구한 결과 알칼리수를 음용한 군에서 질병 치료 효과 또는 건강 증진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식약청은 ‘마실 수 있는 알칼리수를 생성한다’는 효능 • 효과만으로 알칼리 이온수기를 허가하였는데, 이를 통해 만들어진 알칼리수가 만병 통치약인 양 거짓 • 과대 광고한 이온수기 업체를 의료기기법 위반혐의로 적발해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 조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강남 따라갈 친구도 친구 나름이겠죠?

Daniel Kim
CEO